정말 오랜만에 글을 적는다. 2021년이 다 가고 2022년도 벌써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이제 2021년 회고록을 올리는 이유가 무엇이냐면… 그냥 별 이유없이 내가 게을러졌기 때문이다.

사실 이직하고 첫 해였던 2020년보다 2021년이 더 바쁜 한 해였기도 했고 업무적으로 상당히 많은 과부하(?)를 받았기에 번아웃까지는 아니지만 업무시간이 끝나면 줄곧 방전되곤 했다.

나이 앞자리가 2일 때는 매일 9시 10시에 퇴근해도 괜찮았고 이직 준비까지 해왔었는데 앞자리가 3으로 바뀌니깐 뭔가 힘들어졌다. 타 회사들도 그렇겠지만 우리 회사 역시 진행하는 사업, 업무 대비 그것을 진행할 실무자들(개발이든 기획이든)이 상당히 적었기에 나 뿐만 아니라 우리 팀원들이나 타 팀들을 보아도 매일 같이 야근하며 그야말로 갈아넣어서 업무 진행을 맞추곤 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바빴다고 생각했던 2021년보다도 지금이 더 바쁘다 -_-)

블로그를 방치해둔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업무가 얼마나 많았는지 연말에 쌓인 휴가들을 자칫 잘못하면 쓰지 못할 정도였다. 연초부터 연 중반까지 “지금은 바쁘니깐 연말에 휴가 써야지~” 하다가 연말까지 가버린 것이다…ㅋ

아무튼 변명은 여기까지 하고 2021년에 뭘 하면서 보냈는지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오랜만에 글을 적어본다.

1. 뭐함?

작년 상반기는 우리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오픈마켓 관련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회사 전체적으로 오픈마켓과 관련된 업무들이 진행되었다. 우리 팀 역시 사이트 전반적으로 관련이 없는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할 게 많았다. 이전 글들에서 언급했는지 가물가물하지만 현재 맡은 업무는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가 쇼핑몰을 이용하면서 보는 상품들에 걸리는 할인 정보들과 쿠폰, 카드 행사 등과 같은 가격과 관련된 프로모션 정보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실제로 이 프로모션 정보들을 등록/관리할 수 있는 어드민 백오피스 쪽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추가로 쿠폰과 관련된 부분들도 맡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팀에서 관리하는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각 상품에 내려가는 할인이나 이벤트 정보들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 그렇기에 늘상 트래픽이 몰리는 날(이벤트나 특정 행사가 있는 날)엔 별 일 없길 기도하며 보내야하고 제발 금요일 퇴근 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랐다. (희한하게도 꼭 금요일 퇴근시간쯤 일이 하나씩 터진다 -_-;)

잠깐 옆으로 샜는데 아무튼 상반기는 오픈마켓 관련된 업무들을 하며 바쁘게 보냈고 하반기엔 사내에서 진행하던 다른 프로젝트로 정신없이 보냈다. 입사하고나서 거의 처음으로 꽤나 덩치가 큰 프로젝트를 혼자서 진행해본 것 같다. (물론 초기 설계 과정에서는 같은 팀 시니어 개발자 분의 큰 도움이 있었다.)

2. 특별한 일은?

이라고 물어보면 딱히 특별했던 일은 없다. 아, 작년 한 해가 개발자로 일을 시작하고나서 제일 개발 업계가 스펙타클하게 움직였던 한 해 같다. 코로나가 20년 이후부터 계속 장기화 되면서 IT회사들은 하나 둘 재택 근무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출근보다 재택이 더 많아지는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심지어 풀재택을 실시하는 회사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리 회사도 주 2~3회 출근 + 나머지는 재택을 병행하다가 21년 하반기부터 서울 코로나 4단계로 돌입하면서 풀재택으로 근무 환경이 바뀌었다. 그래서 21년 하반기엔 출근일을 진짜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재택 근무로 바뀌게 되면서 내 생활 역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우선 출퇴근길이 사라지게 되니 편하긴 한데 그만큼 일과 생활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부분이 있었다. 이부분은 재택 근무를 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호소하는 부작용(?)이 아닐까 싶다.

출퇴근 시간이 없어진 만큼 약간의 연장 근무는 그냥 별 생각없이 해왔던 것 같다. 근데 오히려 퇴근길이라는 개념이 사라져서 그런지 집중이 잘 되는 타이밍엔 퇴근 시간 관계없이 쭉 이어서 업무를 할 수 있어서 어떻게 보면 좋았기도 했다. 그리고 일을 하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대가 있는데(나같은 경우는 보통 오후 2~3시쯤?) 재택 중이다보니 잠깐씩 쉬거나 커피 한잔 사오면서 바람쐬고 들어오는 등 분위기 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물론 그만큼 그 뒤 시간에 더 집중해서 개발에 투자하는 시간이 오히려 원래 근무 시간보다 많은 경우가 허다했기에 전체 근무 시간으로 보면 풀출근 때보다는 더 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러한 재택 근무 전환에 따라서 앞서 말한 생활의 변화 말고도 일하는 방식,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 많은 부분에 변화가 있었다. 줌이나 MS Teams(우리 회사는 MS365를 사용 중이다.)로 화상 회의를 한다거나 사내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는 웨비나로 전 사원들이 모여서 언제 어디서든 접속하여 본다거나,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으니 그에 따라 업무와 관련된 부분들에 대해서 좀 더 세세하게 문서를 남기고 코드 리뷰도 디테일하게 진행하는 등 비대면 환경에 맞게 조금씩 업무 방식도 변화되어 왔다.

3. 2022년은?

이미 이 회고록을 적는 시점에선 2022년도 4달이 지나고 5달 째 접어들고 있는 시점이다. 올해는 좀 덜 바쁠까 했는데 작년보다 더 바쁘다… 3~4월은 정말 숨 돌릴 틈 없이 매일 야근하며 바쁘게 보내온 것 같다. 5월이 되어서야 조금 숨 돌릴 틈이 생겼지만 조만간 다시 바빠지지 않을까 싶다.

다른 팀도 그렇지만 회사 전반적으로 개발자가 들어오는 업무 대비 적다보니 개발자 한명 한명에게 집중되는 업무의 양이 너무 많은 듯 하다. 채용은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나가는 인원도 있고 들어와서 온보딩하고 실무가 손에 익으려면 못해도 2~3달은 걸리니 그만큼 업무 리소스의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2022년엔 그래도 좀 블로그도 다시 관리 좀 해보자 생각은 하고 있지만 작년처럼 섣불리 관리 열심히 하겠다곤 말을 못 하겠다…ㅎㅎ… 그래도 틈날때마다 사내 컨플루언스에 개발, 업무 진행하면서 겪었던 경험이나 트러블 슈팅 가이드를 적어두곤 있어서 좀 숨 돌릴만 할 때 정리해서 차근차근 업로드 해보도록 하겠다.

2017년 서울로 올라와서 일을 시작하였고 개발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지도 벌써 5년이 넘었다. 아직도 모자란 부분이 많고 업무에만 치중하다보니 기술적으로는 성장을 많이 하지 못한 2021년 한 해가 아니었나도 생각이 든다. 참 어떻게 보면 일 잘하는 직장인으로는 성장하고 있는 것 같으나 개발자로서의 성장이 잘 되고 있냐…라고 물어보면 쉽사리 답을 하진 못하겠다. 이부분은 내 개인의 의지와 열정과도 어느정도 비례하기 때문에 무작정 업무가 많은 현 회사의 환경 때문이라고는 하지 못하니 내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도 조금 더 힘을 내봐야겠다.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포스트로 돌아오고 싶으나 언제가 될 지는 정확히 말을 못 하겠지만 다시 초년생 때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돌아와보도록 하겠다..^^